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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법'에 IT업계 반대 의견 쏟아졌다


입법 예고 마지막 날 건의안 대거 접수…법 적용 기준 등 논란 '여전'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사업자(CP)의 국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외 CP에 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한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반대 목소리가 업계를 넘어 국회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 CP가 빠져나갈 구멍은 여전한데, 망 품질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국내 CP엔 부담을 이중삼중으로 지웠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이런 지적을 반영해 넷플릭스법을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입법 예고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국내 IT업계 건의안이 몰려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법을 공개했을 때부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IT업계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만큼, 막판까지 건의안 작성에 공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법 시행 시 업계 반향이 커 마지막 날까지 고민해 의견을 제출했다"며 "정부가 업계 의견을 검토해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로고=넷플릭스]
[로고=넷플릭스]

IT업계는 법 적용 기준부터 서비스 안정 수단 확보 조치,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사실상 넷플릭스법 전 조항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법 적용 기준에 대한 업계 반발이 거세다. 넷플릭스법은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인 사업자를 적용 대상으로 하는데, 현재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과 네이버·카카오가 포함된다.

업계에선 '1%'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내 총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사업자와 동일 선상에서 규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5~7월 국내 일평균 트래픽 총량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23.5%에 달했다. 2위는 넷플릭스로 5%를 차지했다. 그 뒤를 페이스북(4%), 네이버(2%), 카카오(1.3%)가 이었다.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가능성을 고려해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두 곳이 포함되는 1%를 기준으로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과기정통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CP의 트래픽 발생량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트래픽 발생량 상위 10개 사업자 중 해외 CP 비중은 73.1%인데 반해, 국내 CP는 26.8%에 그친 것이다.

 [자료=김상희 의원실]
[자료=김상희 의원실]

김상희 부의장은 넷플릭스법에 대해 "기간통신사업자(ISP)에게 연간 수백억원의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CP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려다 자칫 네이버 등 주요 국내 CP를 족쇄로 묶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사업자가 넷플릭스법을 어겼을 때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대리인 제도를 통해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지만, 국회입법조사처는 국내 대리인의 대리 범위가 이용자 보호 업무에 한정돼 있어 망 품질 유지에 관한 자료 제출을 강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만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는 뭐하나…CP 망 품질 유지 의무 과도해"

업계 건의안에는 CP에 과도한 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했단 비판도 있다. 넷플릭스법은 트래픽 양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해 CP가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기술적 조처를 하도록 했다. 또 트래픽 경로 변경 등의 변수 발생 시 이를 ISP에 사전 통지하고, 협의하도록 했다. 이런 조치 이행 현황은 매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망이나 단말기 자체의 문제로 서비스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 없이 CP에만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또 서비스 안정성과 관련해 ISP와 협의하라는 조항 때문에 사실상 CP는 ISP와의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 이 부분을 지적했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소송에서 재판부가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품질은 기본적으로 ISP가 관리·통제할 영역이지 CP가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해 CP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CP의 자료 제출 의무가 이중 부과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내년 1월부터 부가통신사업자 대상 실태조사가 진행되는데, 넷플릭스법이 시행되면 서비스 안정성 조치 이행 현황까지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데이터 전송 요구권 등을 골자로 한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조항은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다뤄야 할 문제로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입법 예고 말일에 의견이 많이 접수돼 현재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법제·규제 심사를 진행하면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계속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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